건강
소주 몇 병이 당신을 '절름발이'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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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병원을 비롯한 의료계는 잦은 과음이 '대퇴골두 골괴사'라는 심각한 고관절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퇴골두 골괴사는 국내 고관절 질환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며, 과거에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로 불렸다.
고관절은 우리 몸의 중심에서 몸통과 다리를 연결하는 중요한 관절이다. 골반뼈의 오목한 부분(비구)과 허벅지 뼈의 윗부분(대퇴골두)이 만나 이루어져 있는데, 대퇴골두 골괴사는 바로 이 대퇴골두의 뼈 조직이 죽어가는 질환이다.
대퇴골두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부위 중 하나다. 혈액 공급이 끊기면 뼈 조직은 서서히 괴사하고, 병이 진행되면 괴사된 부위가 무너지면서 뼈가 부러질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고관절 자체가 망가져 기능을 잃게 된다. 고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통증은 물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게 되며,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은 심각한 후유증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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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고관절 골절 환자의 경우, 골절 발생 후 1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25%에 달하며, 2년 내 사망률은 무려 70%나 된다. 골절 자체도 문제지만, 움직임이 제한되면서 근력과 뼈가 약해지고, 욕창, 패혈증, 폐렴 등 각종 합병증까지 동반될 수 있어 더욱 치명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독 대퇴골두 골괴사 발생 빈도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과도한 음주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아직 정확한 발병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음 외에도 스테로이드 과다 사용, 신장 질환, 루푸스(자가면역질환), 장기 이식, 통풍, 외상 등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40~50대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대퇴골두 골괴사를 예방하려면 위험 요인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과음은 반드시 피해야 할 요소다. 일주일에 소주 5~6병 이상, 10년 이상 꾸준히 마시면 괴사 발생 위험이 10배 가까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영수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칼슘과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고, 햇볕을 쬐어 비타민D 생성을 돕는 것이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고 강조하며, "뼈 건강을 해치는 술은 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건강한 음주 습관과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고관절 건강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