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경제
트럼프, '25%' 관세 폭탄 예고..車업계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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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 정도의 관세를 예상했지만, 25%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만약 25% 관세가 현실화되면, 대응할 방법이 거의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국내 공장들이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에만 높은 관세가 부과된다면 다른 국가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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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덕분에 미국에 수출하는 대부분의 자동차에 대해 세금이 면제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에 의한 면세 혜택이더라도 예외를 두지 않겠다고 명시하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한국산 내연기관 픽업트럭은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되지 않았고, 현대차의 유일한 픽업트럭인 싼타크루즈도 미국 조지아주 앨라배마 공장에서만 생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한미 FTA 개정에서 한국산 픽업트럭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을 언급하며 "한국과 중국의 소형 트럭들이 미국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자동차 업계는 대미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기아와 한국GM의 대미 수출량은 각각 97만 대, 41만 대에 달하며, 지난해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47억4천4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약 49.1%를 차지한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25%의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올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이 18.59%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씨티는 한국산 자동차, 부품, 반도체, 의약품 등에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의 GDP가 0.203%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자동차 업계는 이러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과 같은 대기업은 현지 생산을 통해 일정 부분 피해를 상쇄할 수 있는 반면, 부품업체나 중소 완성차 업체는 마땅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국GM은 생산량의 90%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어, 이 위기에 대한 대응이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한국GM은 사실상 미국을 위한 공장이라 할 수 있는데,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철수해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경유 연구위원도 "현대차그룹은 미국 공장의 가동률을 높여 어느 정도 수출 감소분을 만회할 수 있겠지만, 부품업체와 한국GM은 대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국GM은 "현재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으며, 향후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어떻게 나올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