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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은퇴 전 '전설적 폭발'로 경기 지배해

올 시즌을 끝으로 배구 코트를 떠나는 김연경(37·흥국생명)은 여덟 시즌 동안 V리그에서 남긴 발자취로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세웠다. 김연경은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 2006년 1월 22일 KT&G와의 경기에서 한 경기 44점을 기록하며 화려한 배구 인생의 서막을 열었다. 이 기록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V리그 여자 선수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으로 남아 있다.

 

김연경은 데뷔 시즌부터 폭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그 해 흥국생명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고, 정규리그 MVP, 챔피언결정전 MVP, 신인상, 득점상 등 모든 개인상을 휩쓸며 한국 배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또한 그는 흥국생명에서 4시즌 동안 3회의 정규리그 우승과 3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2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국내 배구 생활은 2009년 일본 JT 마블러스로 임대된 후 해외로 나가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김연경은 일본, 튀르키예, 중국 리그에서 활동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자리잡았다. 특히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팀을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MVP와 득점왕을 동시에 수상하며 유럽에서의 성공을 입증했다.

 

2020년 김연경은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국내 V리그로 돌아왔다. 그리고 두 시즌 뒤, 다시 한 번 V리그에서의 활약을 이어갔다. 김연경은 국내 무대에서 뛴 8시즌 동안 통산 득점 부문에서 5,264점을 기록, 현재 6위에 올라 있으며, 역대 최소 경기인 221경기 만에 5천 득점을 달성한 선수로도 기록되었다.

 

 

 

김연경의 통산 기록은 단순히 득점에 그치지 않는다. 한 경기 최다 디그 33개, 리시브 28개, 서브 에이스 6개, 블로킹 5개 등 다양한 부문에서도 최고 기록을 세웠다. 특히, 아웃사이드 히터로서 드물게 세 차례의 트리플 크라운(한 경기에서 후위공격·블로킹·서브 각 3개 이상)을 달성한 선수로, 그의 다재다능한 면모는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김연경은 또한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한국 대표팀을 준결승에 올려놓았으며, 본선 8경기에서 한 경기 평균 25.8점을 기록해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이 대회에서 4위 팀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올림픽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2020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김연경은, 국제 무대에서도 한국 배구의 상징적 존재였다.

 

김연경은 16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은퇴를 공식 선언하며 작은 은퇴 행사를 가졌고, 이후 다른 구단들의 협조로 원정 고별전이 시작됐다. 2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건설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3월 2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GS칼텍스전이 그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로 예정되어 있다. 김연경은 은퇴를 앞두고, 그가 남긴 업적과 기록이 앞으로도 배구 팬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회자될 것임을 예고하며, 선수로서의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연경의 은퇴는 단순한 선수의 끝이 아니라, 한국 배구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한다. 2006년부터 시작된 김연경의 여정은 이제 끝을 향해 가고 있지만, 그녀가 남긴 전설적인 기록과 영향력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